공감, 에세이

지루함이 창의성을 키우는 힘💡, 스마트폰 시대의 아이러니

웨더링크 2025. 12. 1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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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본인의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겠지만, 

90년대 초중반~2000년대 초중반이 

유난히 그립다.


딱  크리스마스 즈음에

캐송도 길거리에 가득했고,


금요일 저녁, 토요일 저녁이면

 호프집에서 아이들은 통닭을 먹고, 

어른들은 맥주를 마시고,
체육대회, 박 터뜨리기, 계주 등 

신나게 놀아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던.


2002 월드컵,

다 같이 길거리에서 

응원하고 뛰어다니고 

서로 웃어주던 그 시절.

 

 

 

 

우리 손에

스마트폰이 없었을 때,

세상은 지루할 틈이 많았다.
작은 장난감 하나로

 홀로 상상하며 놀던 오후,

연인의 편지를 기다리며

우연히 파란 하늘을 몇 번씩 확인하던 순간.
심심함을 견디며 어쩌면 그 시절

 우리를 만든 건 지루했던

 순간들이었을지도 모른다.

 

 

 

 

재미가 없으면 금세 돌려보라고,

 와이파이 연결이 조금만 느려도 짜증이 난다.
우리는 안 그래도 '빨리빨리'를 외치던 민족.

현대인들은 언제부터 짧은 지루함조차 견딜 수 없게 되었을까?

2009년,

미국의 검색 엔진 기업이

 실험한 검색 속도 테스트에서,
동일 조건에서 검색 결과

응답 시간을 0.4초 지연시켰을 때,
유의미한 검색량 감소를 확인했다.
다시 회복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유튜브 동영상 2,300만 편을

 분석한 어느 연구에 따르면,


영상 실행 후 2초 안에

재생되지 않으면

시청을 금세 포기하고


1초 지연될 때마다 6%씩 늘어나
5초 후에는 20%의 시청자가 이탈한다고 한다.
*연구 출처: University of Massachusetts Amherst (2012)

우리 일상의 속도도 빨라지면서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에게 사라진 것은

'여유',
기다리며 기대하는 마음과 참고 견뎌내는 힘이다.

 

 

 


오늘은 어떤 영화를 볼까?

 오늘은 뭐 먹지?
선생님께 어떤 선물을 드릴까?
화가 난 여자 친구를 어떻게 달래줄 수 있을까?

보고 듣고 먹는 것부터,
시시콜콜한 고민과 사유까지,
머리를 쓰지 않아도 답답함을 해결해 주는 AI.

빠른 만족과 즉각적인 보상.
뇌 스위치를 끈 듯이,
AI가 제시하는 답을 그대로 수행하는 인간,
호모 브레인 오프 (HOMO BRAIN OFF).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이 늘어난다면,
과연 우리는 편리하고 윤택한 세상을 만나게 될까?

지루함을 견디게 했던

 '창의적인 공상'이 시간을 죽이기 위한

 '얕은 오락'으로 바뀌어선 안 된다.

- 크리스틴 로젠, <경험의 멸종> 중에서 

어려운 수학 문제를 마주했을 때,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일단 해설지를 보고 이해할까?

선생님께 여쭤볼까?


그러나 가장 좋은 것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보는 것!

해설에 기대지 않고

직접 문제를 풀어냈을 때 얻는 즐거움.
속도와 효율보다

과정에 의미가 있다고 깨닫게 되는 경험이 모여,
훗날 크고 복잡한 난관에도 당당히 맞설 수 있다.


무언가를 참고 견디는 일은 괴로운 경험이지만,
AI가 알려주지 못하는 인생의 기술이다.


오늘은 당신에게 지루함을

견뎌보는 시간을 주는 건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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