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곧 추석이 다가오네요.
추석(秋夕)은 음력 팔월 보름을
뜻하는데, 한자로 풀어보면
'가을 저녁'이라는 뜻입니다.
즉, 가을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조상들은 이날을 특별히 여겨
지난 날에 대한 감사와 함께
풍요와 다산, 가족의 안녕을 빌며
서로의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인문학 티타임>
☕
오늘은 우리 민족의 으뜸 명절,
추석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도록 할게요.
그럼, 시작해 볼까요?
추석의 기원

추석은 농경사회에서
여름 농사의 고비를 넘기고,
가을 수확을 앞두며 조상께 감사드리던
풍속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날에는 오랜만에 가족과 친척들이
모여 한 해의 수고를 나누고,
다가올 겨울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추석 차례와 성묘, 그리고
🌾수확물을 나누는 풍습도
모두 여기서 시작된 것이죠.
추석의 역사
그렇다면 추석의 역사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그 뿌리는 약 2천년 전 신라 초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 유리왕 9년(서기 32년)에
부녀자들을 두 편으로 나누어
한 달 동안 🧵길쌈 대회를 열고,
추석날(음력 8월15일) 승부를 가린 뒤,
진 편이 이긴 편에게 술과 음식을 대접하며
즐기도록 했는데, 이것이 추석의
유래가 되었습니다.
그날 밤, 사람들은 달빛 아래서
강강술래를 추고,
희소곡을 부르며 즐겼는데
이 풍습을 당시에는
'가배(嘉俳)'라 불렀습니다.
이 기록을 보면 동양 삼국 가운데
한국이 가장 먼저 추석을 기념했음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달과 한가위

추석하면 떠오르는 보름달.
옛사람들은 이 둥근 달을 바라보며
한 해의 풍흉을 점치고,
수확에 감사했다고 합니다.
달은 차고 기우는 모습 속에
변화와 생명력,
다산의 의미를 담고 있는데
특히, 보름달은
충만함의 상징이었습니다.
이런 달맞이는 오늘날에도 이어져
추석날 보름달이 뜨면
소원을 빌고, 가족의 행복과 안녕을
기원합니다.
송편에 담긴 풍요의 철학
추석하면 보름달과 함께
또 하나 떠오르는 게 있죠.
바로 송편입니다.

다양한 모양의 송편이 있지만
그중 가장 익숙한 건 반달 모양인데,
이는 아직 다 차지 않은 달처럼
앞으로 더 채워질 희망을 뜻한다고 합니다.
조선시대 방랑시인 김삿갓은
송편을 보며 "옥 젓가락으로 집어 올리니
반달이 둥글게 떠오르네"라고
노래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송편의 속 재료에도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는데요.
붉은 팥은 액운을 막고,
깨와 콩은 풍요와 다산,
밤과 대추는 결실과 복을 상징
한다고 합니다.

요즘은 꽃송편, 호박송편처럼
모양이 다채로워졌지만,
송편 안에 풍요와 행복을 담는 마음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죠.
강강술래와 추석 놀이

🌕보름달이 밝게 빛나는 밤,
여성들이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며
춤추고 노래하던 강강술래는 추석을
대표하는 민속놀이였습니다.
이는, 여성들이 억압된 일상에서
벗어난 해방감을 느끼고
공동체의 우정을 다지는 문화적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특히 임진왜란 때는 이순신 장군이
부녀자들에게 강강술래를 시켜
적을 교란시켰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이밖에도 씨름, 줄다리기,
달맞이 같은 추석의 놀이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풍요와 단결, 화합을
기원하는 상징적 행위이자 공동체 정신을
지탱하는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현대의 추석_달라진 풍경,
변하지 않는 본질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의 추석 풍경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길게 이어지던 귀성길 대신
가까운 여행을 떠나거나,
차례상 대신 영상통화로 얼굴을
마주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형식은 달라져도
추석의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가장 풍요롭고, 가장 따뜻하며,
가장 충만한 날이 바로
추석이라는 사실이죠.

🌆 도시 불빛 속에서
혼자 달을 바라보아도,
직접 만나지 못해도...
멀리 떨어진 가족과 우리는
같은 달을 함께 바라보며
서로를 떠올립니다.
올 추석,
둥근 달이 뜨면
사랑하는 사람과 그리운 풍경을
잠시 떠올리며 마음속 작은 미소를
지어보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 마음속에도 환한 보름달이
가득 차오르길 바라며,
행복하고 풍성한 한가위
보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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